인내와 정성을 덧발라 감각적인 제품을 디자인하는 황미승 작가
Q1. 자기소개
A. 옻칠 세계에 푹 빠져 사는 옻칠쟁이, 황미승 작가입니다.
Q2. 옻칠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
A. 제가 원래 전업주부였어요. 여러 제품들 중에서도 목공 제품을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해왔습니다. 근데 목공 제품들이 세척이나 건조할 때 더 유의해야 하고, 오일을 주기적으로 발라줘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더라고요. 그러다 우연히 옻칠의 효능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. 식기류에 옻칠을 하면 보존성이 굉장히 높아서 곰팡이를 걱정할 필요도, 따로 관리를 할 필요도 없어요. 생각보다 실질적인 이유로 옻칠에 대해 알게 됐고, 빠져들었죠.
Q3. 까다로운 작업과정
A. 높은 보존성을 자랑하는 만큼 옻칠 작업이 까다로워요. 생각보다 인내심도 많아야 하고 정성도 많이 들어가서 괜히 비싼 게 아니에요. (웃음.) 그 중에서도 옻칠은 사포의 연속작업이에요. 7번 정도 칠을 해야 한다면 7번의 사포 작업이 함께 들어갑니다. 사포작업을 할 때 먼지도 많이 나고, 옻 가루도 날려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옻을 타기도 하죠. 저는 다행히 옻 알레르기는 없지만, 그래도 사포작업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.
Q4. 작업이 잘 안 풀릴 때
A. 반복의 반복인 옻칠을 다 끝냈어도 흐른 자국이 생겼거나 먼지나 티가 앉은 경우가 많아요. 그럼 완성됐어도 또 다시 사포질을 하고 칠을 해야 하죠. 가끔 그럴 때 막막한 기분이 들면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해 작업 공간에서 벗어나서 산책을 하는 것 같아요. 아니면 기물을 바꿔서 다른 칠 먼저 합니다. 약간의 변형으로 스스로에게 재미를 주는 거죠.
Q5. 옻칠의 매력
A. 옻칠을 해놓은 작품을 보면 막 완성을 했을 때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의 색이 달라요. 그걸 옻칠하는 사람들은 ‘옻에 꽃이 핀다.’고 하는데요. 색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것도 옻칠의 매력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. 그리고 옻칠한 제품들 특히 입에 닿는 숟가락, 젓가락 그리고 컵 등을 써보시면 아시겠지만 혀에 닿는 감촉이 너무 좋아요. 그것도 정말 써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매력이죠.
Q6. 앞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
A. 말씀드렸다시피 전업주부였다가 지금은 옻칠 공예를 하는 주부인데요. 저도 살림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같은 주부들이 필요한 점을 알고 있거든요. 그래서 리빙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 이쪽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싶어요. 그리고 옻칠 제품들 중에서도 컵을 가장 좋아해요. 그립감이 좋거든요. 보통 사기나 유리 제품들을 많이 사용하시지만, 나무로 된 옻칠 컵을 한 번 사용해보시면 옻칠 컵의 부드러운 촉감, 그리고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멋에 저처럼 빠지시게 될 거에요.